푸성귀의 글/자작 글

턱걸이~3

푸성귀-1 2020. 6. 30. 16:02

문제는 다음날 아침입니다. 출근하려고 일어나는데 몸이 천근만근인데다 곳곳이 아파서 걷는 것도 보통일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차를 타고 앉으면 졸립고 뻐근한 상태로 일하다가 집으로 오니 운동은커녕 바로 드러눕고 싶은 거의 환자가 되어버렸지요. 갑자기 안하던 운동을 심하게 했으니 몸이 놀란 거지요.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고 했는데 의욕이 앞서서 단숨에 쇠뿔을 뽑을 듯이 요동을 쳤으니 체력도 약한데다 소질 없는 운동을 악으로 했으니 몸이 임자를 잘못만난거지요. 이로서 턱걸이 하나의 목표는 물거품이 되는가 하면서도 틈틈이 나름대로 운동을 하면서 티브이를 보는데 노익장을 과시하는 분이 턱걸이를 가볍게 하는 것을 보고 놀랍기도 하면서 다시 불굴의 의지가 타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몇 주후 홀로 약수터로 갔습니다. 맨손체조를 하며 "하나만" , 하나 만이라 도를 중얼거리며 아주 얌전하게 철봉을 잡고 힘껏 잡아당겼는데 조금씩 올라갔지만 미처 합격선까지 도달하지 못한 2% 부족하게나마 하나를 하고는 내려와서 가쁜 숨을 몰아쉬었는데 전 상황을 모르는 사람이 봤으면 운동을 많이 하고 숨 고르기 하는 모습 같았을 겁니다. "그래! 이정도면 됐어" "이제 시작이야"를 되 뇌이며 주먹을 불끈 쥐고 기분 좋게 물 한바가지 들이켰지요. "이게 힘나는 약수다!" ~~ 자신감 회복을 하고 다음 주 기대를 하며 철봉 앞에 다시 썼습니다. "오늘은 하나를 제대로 해봐야지." 기도하듯 중얼거리며 철봉으로 뛰어 올랐는데 어라??? 또 하나도 안 됩니다. 매달리는 것 조차도 버거울 정도여서 내려온 후 깊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처음부터 다시 하자." 급하게 먹은 떡이 체한다고 편하게 마음먹기로 하고 집에서 운동 기구가 될 만한 것들로 앉으나 서나 턱걸이 하나를 위해 힘을 키워나가다가 또 주말이 되었습니다. 이제 날씨도 완연한 봄이고 해서 천천히 허리운동부터 시작해서 근육을 이완시킨 후 철봉으로 갔지요. 무슨 시험 보는 것도 아닌데 기도하는 마음으로 자세를 가다듬은 후 철봉으로 뛰어 올라 팔에 힘을 주어 당기자 올라갑니다. 그것도 하나가 아닌 두 번 씩이나 겨우 했지만 성공했습니다. 믿기지가 않아서 다시 해봤는데 또 올라갔습니다. 야호!! 휘파람을 불며 신나서 주변을 한 바퀴 막 돌았지요. 일종의 세레머니…ㅎ 당당히 자랑도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2월에 시작해서 5월이 되었고 턱걸이는 4회까지 가능하게 되었답니다. 이제 목표는 10회인데 12월까지는 가능하도록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아무것도 아닌 턱걸이를 하면서 또 많은 것을 배우고 얻게 되었음에 감사하며 "푸성귀 살아 있네!!!" 라고 외치며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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