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성귀의 글

신축년을 보내며

푸성귀-1 2021. 12. 30. 16:32

한 해 동안 쓴 일기장이 두툼한 책이 되었다. 쳇바퀴 같은 일상의 반복이었지만 일기는 지난날을 뒤돌아보는 발자국이 된다. 일기를 쓰기 시작한 지도 꽤 오래되었다. 책을 읽듯이 일기장을 훑어본다. 다 기록은 못하였지만 말 그대로 나의 소소한 일상이 보이며 지나온 날들이 스크린처럼 지나간다. 많은 일들 중에서도 가장 큰일은 부끄럽지만 지금까지도 사랑이 뭔지, 행복이 뭔지, 인생이 뭔지, 삶이 뭔지, 앞으로 내가 뭘 해야 할지를 알아간다는 것이다. 그래서 인생을 미완성이라고 하는지도 모른다고 위안을 삼는다.(중략)

일기를 기준으로 한 해를 정리해본다.

첫째, 독서다.

둘째, 글을 쓰고 있다.

셋째, 대한문인협회 경기지회 동인지 "달빛 드는 창"에 "시간을 쪼개자"는 수필로 참여를 하였다.

넷째, 일생일대의 위기를 맞아 8월 14일 건강검진을 했다.

다섯째, 대한 문학세계 겨울 행사에 참석해서 "한국문학 올해의 작가상"을 받았다.

여섯째, 코로나19 백신 접종 1차 6월 17일, 2차 9월 2일, 3차는 22년 1월 5일 예약이 되어있다.(중략)

 

"少者添一歲(소자첨일세), 老者減一年(노자감일년)" 다 같이 한 해를 보내고, 맞이 하지만 "젊은 이는 나이 한 살을 더하게 되고, 노인은 수명 한 해가 줄어든다."라고 하니 세상사 격세지감(隔世之感)이 느껴진다. 해가 지나면 수명은 줄어드는데 세월의 흔적 주름은 늘어나고, 몸이 아파서 먹는 약의 숫자도 늘어난다. 그럼에도 배움에는 끝이 없다. "배워서 남 주나"라고 한다. 배워서 글로 남기려고 한다. 그 글을 보고 털끝만큼이라도 삶에 도움이 되었다고 찾아오는 이가 혹시 있을는지 누가 알겠는가? 길다면 길었고 짧다면 짧았던 21년 신축년을 보내며, 22년 임인년(壬寅年) 검은 호랑이의 해에는 마음을 열고 귀를 세워 더 많은 것을 배우기를 기도한다.

"세상에서 가장 큰 행복은 한 해가 끝날 때, 그해의 처음보다 더 나아진 자신을 느낄 때이다." -톨스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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