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2 2

신축년을 보내며

한 해 동안 쓴 일기장이 두툼한 책이 되었다. 쳇바퀴 같은 일상의 반복이었지만 일기는 지난날을 뒤돌아보는 발자국이 된다. 일기를 쓰기 시작한 지도 꽤 오래되었다. 책을 읽듯이 일기장을 훑어본다. 다 기록은 못하였지만 말 그대로 나의 소소한 일상이 보이며 지나온 날들이 스크린처럼 지나간다. 많은 일들 중에서도 가장 큰일은 부끄럽지만 지금까지도 사랑이 뭔지, 행복이 뭔지, 인생이 뭔지, 삶이 뭔지, 앞으로 내가 뭘 해야 할지를 알아간다는 것이다. 그래서 인생을 미완성이라고 하는지도 모른다고 위안을 삼는다.(중략) 일기를 기준으로 한 해를 정리해본다. 첫째, 독서다. 둘째, 글을 쓰고 있다. 셋째, 대한문인협회 경기지회 동인지 "달빛 드는 창"에 "시간을 쪼개자"는 수필로 참여를 하였다. 넷째, 일생일대의 위..

푸성귀의 글 2021.12.30

병원과 미장원

어느 날인가부터 누우면 명치 아래 복부에 볼록한 것이 만져졌다. 그리고 약간의 통증도 있었는데 마사지를 하듯 쓸어주면 없어지는 현상이 반복되었다. 병원 가기 싫어서 건강검진도 한번 안 하고 살았었는데 이번에는 그냥 견디면 안 될 것 같아 61년 생애 첫 건강 검진 예약을 했다. 평일에는 회사일에 지장이 우려되어 토요일로 부탁을 했고 병원에서는 날자와 시간을 정해주며 검진 하루 전날의 저녁 8시부터는 금식을 하라고 하고 당일에는 물도 먹지 말란다. 하루하루 긴장과 잡념으로 잠을 설쳐가며 토요일을 기다린다. 별일은 없겠지? , 검진은 제대로 할까? , 의사의 실력은? , 장비는 좋을까? (중략) "약은 다 드셨어요?" 의사는 모니터를 보며 뜬금없이 묻는다. 다 먹었다고 하자 초음파 영상을 보여주며 별 이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