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성귀의 하루
2010년 6월 5일(토) 맑은 날입니다.
분명 초여름인데 한여름 같이 더웠지요.
집에서 멍~하게 화분만 쳐다보고 있다가 가방을 챙겼습니다.
이렇게 화창한 날 집에 그냥 있을 수는 없지요.
평소에 갈려고 생각했던 산이 기다리고 있는것 같기도하단 말이지요.
근데 이날따라 발걸음이 좀 무거웠지요.
왜냐구요?
전날 막걸리와 너무 친했거든요.
ㅎㅎ
누가 볼세라 모자를 꾸~욱 눌러쓰고는 지하철을 탔습니다.
사실은 머리털나고 처음으로 세수도 안하고 나왔거든요.
씻고 꾸미고 하다가 마음이 바껴 눌러앉을까도 모르기에 무조건 도망치 듯 집을 나온겁니다.
또 피곤할때는 푹신한 이부자리와 TV의 유혹도 만만치 않잖아요.
킁~킁~ 대충 냄새를 맡아보니 차를타도 다른사람들에게 피해 줄 정도는 아니더라구요.
역시나 차내에는 나들이 가시는 분들로 만원입니다.
이날따라 유아들이 제법 많이 탔더라구요.
덕분에 아이들의 재롱잔치를 공짜로 구경하며 잘 가고있었습니다.
까르르 넘어가게 웃으며 놀던 아이들의 지구력이 바닥을 보이는가 싶더니
엄마! 나 안꼬띠프...
한 아이가 칭얼대며 보채기 시작하자 연이어 거의가 앉고싶어 하데요.
엄마들은 난처해하며 달래기도 하고, 먹을 것을 주기도 하고,장난감도 흔들어 도 보고....
하지만 허사였지요.
복잡한 차내는 아이들 소리에다가
저마다 무슨 할 이야기들이 그리도 많은지 정말 야단법석이었지요.
특히나 고등학생쯤으로 보이는 건장한 이녀석들...
아이들이 바로 앞에서 앉고싶어 하는데도
이어폰을 귀에다 꽂고는 또래들끼리 게임을 하는지 큰소리를 질러가며
등짝을 후려치면서 웃고 난립니다.
거기에다 긴 다리를 하나씩들 꼬아서 흔들기까지 하면서 말이죠.
그렇지 않아도 속이 않좋아 울렁거리는 중인데 더욱 참기 힘들었습니다.
겁이나서 뭐~딱히 말도 못하겠고 일단은 계속해서 노려보았지요.
있는 까지껏 눈에 힘을주고 용을 쓰는겁니다.
그렇게 열차는 한 정거장 인 가를 갔습니다.
아이 마음은 엄마들이 안다고 50대 중반쯤으로 보이는 아주머니 한분께서 짐을챙겨 일어서시며
아가야~~일루와 여기 앉으세요.
하십니다.
그러자 아이들은 너도 나도 앉겠다고 또 아우성입니다.
드디어 성인 한사람 자리에 아이 세명을 앉혔습니다.
건너편 자리에는 다리꼰 녀석들이 여전히 난리구요.
푸성귀는 눈에 힘주어 계속 노려보는 중...ㅋㅋ
그렇게 더 가던 중 드디어 이눔들과 눈이 마주쳤습니다.
노려보는 눈이 빠질정도로 힘을 줬지요.
이눔들 꿈쩍도 않합니다.
아ec~~눈아파...ㅠㅠ
그렇게 또 열차는 가는중에
이번에는 거의 60세가 넘어보이는 할머니 한분께서 일어나시며
아이구~~이뿐 강아지들 어디까지 간댜~~
하십니다.
보석같은 그자리엔 또 세아이가 앉았구요.
그제서야 이눔들 뭔가 낌새가 이상한지 한녀석이 자리에서 일어나 문가로 가네요.
그러자 줄줄이 사탕처럼 다 문가로 갔습니다.
덕분에 아이들은 거의가 앉았다, 섰다, 뛰었다를 반복하며 분위기가 다시 신나는 재롱잔치가 되었습니다.
덕분에 저도 눈에 힘 풀었구요.
울렁거리던 속도 풀렸습니다.
역시나 엄마들의 힘은 대단합니다.
눈에 힘은 커녕 단지 아이들을 이쁘한 것과 자리를 내어주었을 뿐인데 주변에 변화가 바로 있더구만요.
그렇게 도착한 곳이 중앙선 도심역입니다.
왜 여기서 내렸냐구요?
예봉산을 갈려면 전에는 덕소역에서 마을버스를 탔는데
이 역이 생기면서 산 들머리까지 걷는 것도 좋습니다.
주변에 볼만한 것도 많거든요.
이날은 예봉산 맞은편에있는 갑산을 갈 생각이었지요.
하지만 중도에 포기했습니다.
너무 더운데다 몸 상태가 영...
그래서 새재골 골짜기에서 놀다왔지용~~
도심초등학교
새재골 삼거리
도망치 듯 나오느라 컵을 깜빡...ㅎㅎ
올챙이 마사지 중
간질 간질한게 쥑입니다.ㅎ
도심역에서 새재골 삼거리까지 도보로 약 20분 걸립니다.
그리고 계곡에 적당한 자리를 잡기까지의 도보 거리도 약10~20분 거리고요.
멀리가지 않고도 시원한 곳입니다.
이번 여름에는 이곳이 어떨런지요.
무더위에 모두 모두 안녕하세요.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