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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푸성귀-1 2009. 9. 28. 18:46

 

        

 

추    석

 

해마다 맞이하는 우리나라의 3대 명절중에 하나인 추석

중추절 또는 한가위 등등

여러가지로 불리며 그 의미도 다양하지요.

한해중 가장 풍요로운 계절에 속한 명절인 추석

어린시절의 지금은 들판에서 가을걷이에 한창 여념이 없을때입니다.

네집 내집 할 것 없이 집을 지키는것은 강아지 뿐

어리다고 봐주는것도 없었지요.

심지어 갓난쟁이들도 업거나 들판에 눕혀놓고 일한기억들이 다들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동네마다 한곳씩있던 떡방앗간에는 송편을만들 여러집들의 쌀을 순서대로 갈아내고

뻥튀기 기계는 하루종일 장작불에 몸이 바베큐가 되어

펑~소리와함께 주변에 널브러진 튀밥들을 향해 동네아이들은 우루루 몰려들어

비둘기마냥 주워먹느라고 정신이 없었지요. 

엿기름을 넣어 만드는 감주의 달콤한 냄새가 동네에 가득하고 

술을 빚는 술밥은 서로 먹겠다고 그릇째 들고 도망다니고

방안 콩나물 시루에서는 통통하게 자라고 있는 콩나물의 비릿한 냄새까지...

"언제나 한가위만 같아라." 고 둥근달을 쳐다보며 소망해 보았지요.

 

장날에맞춰 모여든 사람들로

동네 목욕탕이며, 이발소도 큰 대목입니다.

작은동네일 수 록 모두가 가족같은 이웃인지라 모이는 곳 마다 화제만발입니다.

아이들은 부모님을 따라나와서 장날덕을 톡톡히 보지요.

그때 먹었던 곰국맛은 지금도 잊을 수 가 없습니다.

또 명절이 되어야 새옷과 신발도 장만되었습니다.

이웃 어르신들께 쌈짓돈이라도 얻는 날에는 횡재하는거지요.

 

추석날 이른 아침이면 잘 간수해둔 새옷을 입고 새신을 신고

동네를 한바퀴돌며 자랑도할겸 은근히 패션쇼를 해보곤했지요.

저녁늦게까지 온식구들이 모여 만든 갖가지 모양의 송편을 비롯한

푸짐한 음식으로 차례를 지내고나면 

윤기가 자르르한 햅쌀밥과 고기국이며, 맛있는 진수성찬에 배가 터지게 먹습니다.

먹고 놀고 자고...

천국이 따로 없었습니다.

음식을 별도로 마련하고 인원을 동,서,남,북으로 나뉘어 먼길을 성묘 가는것도 그때는 신났습니다.

 

가슴설레이며 기다려지던 추석이 있었는가 하면

이제는 걱정과 한숨이 앞서고 머리가 복잡해지니 어쩌면 좋습니까.

명절이면 어머니가 살고계시는 울산으로 내려갑니다.

성묘는 고향인 경주로 가야하고요.

산소를 갈때마다 옛날의 아련한 기억들이 나부끼는데

이제는 노장이다된 사람들의 모습에서 가는세월을 보게됩니다.

 

후두둑 후두둑  툭....

비오는 소리냐구요?

아닙니다.

밤 떨어지는 소리입니다.

바람이 휘~하고 불어 밤나무잎에 부딪히면

챠르르~~하는 소리와 함께 밤들이 여기저기서 떨어집니다.

웃기는 이야기로 옛날에 마음에 안드는 사람과 짝을 지어주면 밤나무 밑에서

만나라고 합니다.

머리위로 밤송이가 떨어지면 으악~~~줄행랑을 ㅎㅎㅎ

밤을 주우며 추석기분을 좀 내봤습니다.

 

배가 주렁주렁 많이도 달렸습니다.

달린배들의 무게가 힘겨운지 가지들이 바람이 불때마다 삐거덕~~삐거덕 소리를 냅니다.

 

 

 

 

 

 

 

 

 

 

 

전철 천정의 보너스 ㅋㅋ 

 

 

올해도 어김없이 한가위 보름달은 환하게 우리를 맞이하겠지요. 

그 달을 보며 감사해야 할 일들도 많습니다.

또한 마음에 소망도 간절히 빌어볼겁니다.

 

신종플루에다 불황까지 겹쳐 고향가는길을 많이들 포기한답니다.

일년에 단 한번인 추석!

사랑하는 블방님들

아무쪼록 온가족이 함께 즐거운 명절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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