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성귀의 글/자작 글

푸성귀의 푸념

푸성귀-1 2009. 4. 23. 18:49

 

 

 

산에서...

퍽퍽하던 땅을 보며 걷기가 안타까웠어요.

사뿐이 밟아도 몽게 몽게 피어 오르는 흙먼지 구름!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지나다닌 흔적이

길옆 잡초에 덮인 먼지가 이불이 됐음을 보고 알수있지요.

저마다 하는 한마디,

긴 한숨과 함께 어허~

이렇게 가물어서야 어디!

쯧쯧...

 

그럼에도

힘겹게 삐집고 돋아나는 새싺은 보는이들로 하여금

탄성을 끄집어 내기에 조금의 손색도 없었답니다.

겨울!

모진 추위를 견디고 맞은 봄!

기대하지 않은 목마름을 맞아 끈질긴 새명의 기운을 나타내고 있었던 거죠.

 

 

 

새싺들 뿐이 겠습니까?

말라가는 계곡!

흐르다 점점 물이 줄어들어 좁아진 개울!

자그마한 둠벙엔 올챙이 새끼들이 서로 머리를 맞대고 요란하게 꼬리를 흔들어 댑니다.

기~인 안타까움을 뒤로한채

산을 내려 왔습니다.

 

 

다음날!

기다리고 그리던 비가 옵니다.

반가운 마음에 오는 비를 맞으며 볼일도 봤죠.

근데

빗줄기가 션찮아요.

억지로 내리는것 같이 애간장을 태우며 내리는 비에 짜증도 내 보내요.

반면

언제 그쳐 버릴지 몰라 조바심도 가졌 다구요.

 

 

사랑하는 이를 기다렸었던 옛 기억을 더듬어 보며

마주하는 그 이기에

민낯에 떨어지는 촉감이 기가 막혔죠.

좀더 와야 할 텐데...

 

 

그렇게 저녁을 맞으며 쓴 푸성귀의 푸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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