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성귀의 글/자작 글

이별을 준비하며

푸성귀-1 2009. 6. 9. 17:38

 

           

 

이별을 준비하며

 

울었습니다.

소리없이 울었습니다.

처음엔 어이없어 멍~했습니다.

이건 아닐거라고 강하게 손사래 부정도 해보며 아픈한숨을 짧게 토해내자

기다렸던듯 두눈에서 거침없이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체면도

부끄러움도...

남들 의식할 겨를도 없이 울었습니다.

 

흐르는 눈물이 멎어서질 않았습니다.

마음이 아리다 못해 저립니다.

거친숨을 몰아 쉬어가며

한가득 고이여 흘러내리는 침과 콧물과 눈물을

꿀떡 꿀떡 삼켜가며

꺼~이 꺼~이 울었습니다.

 

결국엔 인정할 수 밖엔 없었습니다.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진다는게 이런걸 두고 했던말인가?

너무도 허망했습니다.

안타까움에 격한 몸부림도 쳤습니다.

 

그러나 소용 없었지요.

우리가 더이상 보기싫어 훌쩍 도망이라도 가버리신건지?

무엇이 그리도 바쁜일이 있으셨던지?

그리운이가 어서 오라고 조르셨던지?

......

님은 그렇게 우리가 미처 이별을 준비할 겨를도 없이 하늘나라로 떠나셨습니다.

그냥 평소에 마실을 다니시듯...

  

 

 

 

월드컵을 한해 앞둔 추석이였지요.

명절이라서 모두들 모여 화목하게 지냈습니다.

그리고 각자 일상으로 돌아가 기쁨속에서 행복해하고 있을때

님께서는 홀로 조용히 구름을 밟고 계셨던겁니다.

"안녕" 이라고

나! 아프다고

아무래도 안돼겠다고...

이별에대한 눈꼽만큼의 귀뜸도 없이 우리가 당장 쫓아갈 수 도 없는 마실로 훌쩍 떠나신 겁니다.

 

애달픈 마음에 한말씀 드립니다.

이별을 준비하지 못해서 죄송하다구요.

아니 이별이 없을줄로 착각했던게 잘못이였다구요.

뒤늦게나마 이별을 준비할수 있는 마음을 다졌습니다.

언젠가 그 마실에 우리도 가야겠지요.   

그 이별이 또다른 만남이 될 수 있을까요.

 

이땅에 모든 아버지들이 그렇듯

끊임없이 베푸시고 고생만 하신님!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이땅에서의 님과 함께 있는동안이 눈물나게 행복했었습니다.

부디 평안한 안식이 되시길 기도드립니다.

이별을 준비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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