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성귀의 글/자작 시 30

갈무리

갈무리 / 정대수 발자국 소리 벗 삼아 하얀 눈길을 걸으면 새로운 세상을 걷는 신선함이 있다 눈 덮인 산 들머리에 들어서면 모두가 잠시 숨을 죽이는 듯 정적이 감도는데 숯등걸 같은 속내 걸머지고 아슴아슴 산 중턱에 올라 뜨거운 입김 토해내며 발아래 세상을 말없이 호령하면서 마치 준비된 자리인 양 사방이 하얀 눈밭에 앉으면 부릅떴던 눈도 검게 그을렸던 마음도 하얗게 정갈해진다 켜켜이 쌓인 눈 휘어진 나뭇가지에 실린 무게도 먹구름 사이로 비치는 햇살을 받아 소리 없이 녹아내리듯 명멸하는 시간 애써 붙잡고 거듭나기를 안간힘 쓰는 중에 소반하게 다잡는 각오 눈밭에 새기며 또 한 해를 갈무리한다.

오늘은 대성리다

상봉역에 가면 갈 곳이 많다. 오늘은 어디로 갈까 행복한 고민에 갈등하는 상봉역 7호선을 타면 작고 아담한 봉화산부터 바위가 아름다운 불암산 김시습이 사랑했던 수락산 서울의 명산 국립공원 도봉산 반대쪽에는 산양이 산다는 용마산 고구려의 역사가 숨 쉬는 아차산 꿈의 정원 어린이 대공원 중앙선을 타면 거인의 숨결을 느끼는 효창공원 예봉산, 운길산, 청계산, 용문산 팔당의 한강 두물머리는 쉬었다 가라고 물결 일렁이는데 오늘은 경춘선을 타고 대성리로 간다. 천마산의 유혹을 뿌리치고 청평의 손짓도 마다하고 오늘은 대성리다. 오월 바람에 한들거리는 수양버들 아카시아 향기 애기똥풀꽃 수놓은 푸른 초원을 거닐며 물소리 바람소리 새소리 마실 나온 아이들 웃음소리 반가운 천상의 강변 오늘은 대성리로 정했다. 건강하세요.^^

소설(小雪)에

소설(小雪)에 차가운 바람이 몰아친다 떨어진 낙엽은 바닥에서 정처 없이 뒹굴고 나뭇가지에 매달린 마른 잎사귀마저 날려버릴 기세로 바람이 휘젓는다 사람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새들마저 조용해진 해가 기울어져 가는 소설(小雪)에 좋은 소식이 올 것만 같고 첫눈도 기다려지는 것은 아~ 이렇게 가슴 뛰게 좋은 것은 내 허리가 펴지고 다리에 힘이 들어갔음이라. 건강하세요.^^

경자야! 잘 가거라.

경자야! 잘 가거라. 훠이훠이 빨리빨리 가거라. 훠이훠이 멀리 멀~리 가거라. 산전수전 겪으며 이년 저년 살아봤지만 경자 년 같지는 않았구나. 경자야! 그렇지 않아도 힘든 세상 못된 손님을 데려와서 이 땅을 지키던 터줏대감들의 손발을 묶어놓고 입에 재갈을 물리더니 기어이 이슬이 되게 하는구나. 경자야! 너도 돌아보지 않겠지만 나도 이번만큼은 미련 없구나. 모두가 너를 야속하다고 원망을 해도 듣지 않을 것을 알아. 애절한 말들을 쏟아 내어봐야 소용없다는 것도 알지만 바보같이 또 말하지. 아량도 자비도 없는 너에게 경자야! 갈 때에는 못된 손님과 액운은 다 데리고 썩 꺼져라! 경자야! 삶이 고단하면 그럴수록 우리에게는 강력한 무기가 있어. 믿음, 소망, 사랑과 함께 희망이라고! 2020년(경자년) 12월 3..

하루에 400원 벌기

하루에 400원 벌기 출퇴근 방법을 바꾸기로 했습니다. 그동안 전철보다 버스를 주로 의지했었는데 얼마전 부터 경기버스요금이 이백 원 인상되었답니다. 왕복 사백 원 전철은 좋은 점도 많지만 계단으로 오르락내리락 출퇴근 때에는 아주 혼잡하고 먼지까지 노선을 바꾸자면 많이 걸어야하고 위험하기까지 한 반면에 사실 버스가 좀 편하긴 해서 약간의 고심을 했지요. 돈을 벌기위해 수고로움을 선택했습니다. 400원! 보기도 어려워지는 동전금액입니다. 한 달을 벌어야 만 원 정도 일 년해야 십이만 원 하지만 나에게는 무시할 수 없는 돈입니다. 돈도 벌고 걷기운동도 하고 탁월한 선택 일석이조는 2020년 2월로 두 달째 건강하세요.^^

반, 반, 반...

반, 반, 반... 앞이 안보이고 답답해도 나만있는것 같이 외로워도 스스로 포기하고 싶을 정도였어도... 삽니다. 기대 반, 걱정 반, 설렘 반으로... 이게뭘까 답이 없어도 언제끝날까 불투명해도 대책없이 삽니다. 기대 반, 걱정 반, 설렘 반으로... 왜냐구요? 나는 절망이지만 내가하는 말 한마디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이 있다는것에 놀라 나는 삽니다. 기대 반, 걱정 반, 설렘 반으로... 2018년 12월! 마무리 잘 하시길 바랍니다. 건강하세요.^^

가을은 우리를 바쁘게 한다.

가을은 우리를 바쁘게 한다. 세월이 잘 간다고 늘 하는 말이지만 시간을 잡을 방법은 없습니다. 그래서 담습니다. 눈으로 마음으로 기억으로... 가는 순간이 아쉬웠던 만큼 차곡 차곡 담아 놓습니다. 그때가 그리울 때마다 하나씩 둘씩 꺼낼려고요. 유난히 더웠던 여름이 가고 가을이 깊어갑니다. 가을이 되면 우리는 바빠집니다. 가을걷이와 월동준비도 해야겠는데 단풍과 꽃 구경을 놓칠 수가 없는 것도 이유중에 하나이지요. 그래서 몸도 마음도 바쁩니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가을이라는 계절을 더욱 실감하게 됩니다. 그래서 가을이 되면 더 바빠지나 봅니다. 시간이 아까워지니까... 건강하세요.^^

한끼

한끼 하루에 세끼 그냥 먹는 한끼는 없을 것입니다. 밥상에는 의미가 담겨있고 땀과 수고후에 맞이하는 한끼는 꿀맛이고 최고의 행복일 것입니다. 몸과 마음이라도 아프면 주어지는 밥상은 힘들어지는데 건강한 한끼는 최고의 성찬일 것입니다. 매 끼니마다 그 한끼에 감사드립니다. 2018년 설날에 손수 만들어 먹는 떡국 한 그릇을 막걸리 한잔과 먹으며...ㅎ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