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성귀의 글 220

손 이야기(나의 이야기-2)

서너 명이 뭉쳐서 최대한의 효과를 창조하며 살아가야 하는 소규모 사업장은 가족 같은 재미도 있지만 매일 거의 전쟁 같은 날이다. 한 사람이라도 무슨 일이 생겨서 일손이 비게 되면 초 비상이다. 게다가 동일 업종에 가격경쟁도 나름대로 치열하고 더욱이 2020년은 코로나 19의 장기화로 매출이 많이 줄어서 아주 힘든 때였다. 어느 날 출근길에 전철 안에는 사람들로 북적였는데 노약자석에 한 젊은이가 앉아있는 모습이 얼굴만 간신히 보였다. 참고로 나는 키가 작아서…ㅎ 주위에는 연로하신 분들도 여럿 서 계셨는데 "참 경우 없는 젊은이구나." 생각하다 몇 정거장이 지나고 그 젊은이가 내리기에 "대체 어떤 놈이야?" 하고 못마땅한 표정으로 째려보았더니 손에 깁스를 하고 보호대로 의지한 환자였다. 그 순간 한 면만 보..

신선대에 서다.

봄 날씨 같았던 날 1월의 한 겨울이었다. 2021년 들어 첫 겨울비가 내리고 난 후 하늘은 흐릿하지만 공기가 좋고 야외 활동을 부르는 기온에다 주말이어서 산을 다녀오기로 한다. 코로나 19 확진자는 4백 명대로 낮아졌으나 여전히 긴장해야 하기에 장소를 고민하다가 국립공원인 도봉산으로 정했다. 괴질도 문제였지만 최강 한파에 폭설로 국립공원을 통제한다기에 엄두를 못 내고 있다가 온화한 날씨 덕에 혼자 발길 닿는데 까지만 다녀오기로 하고 부추 겉절이를 만들고 물도 끓여 보온병에 담고 새와 다람쥐에게 줄 땅콩도 좀 챙겼다. 산길이 미끄러울까 염려되어 아이젠을 들었다 놓았다 고민하다 그냥 두고 전철을 타고 서울 도봉산역에 도착했다. 우리나라에는 모두 22곳의 국립공원이 있는데 산이 많은 지형적 특성상 대부분이 ..

경자야! 잘 가거라.

경자야! 잘 가거라. 훠이훠이 빨리빨리 가거라. 훠이훠이 멀리 멀~리 가거라. 산전수전 겪으며 이년 저년 살아봤지만 경자 년 같지는 않았구나. 경자야! 그렇지 않아도 힘든 세상 못된 손님을 데려와서 이 땅을 지키던 터줏대감들의 손발을 묶어놓고 입에 재갈을 물리더니 기어이 이슬이 되게 하는구나. 경자야! 너도 돌아보지 않겠지만 나도 이번만큼은 미련 없구나. 모두가 너를 야속하다고 원망을 해도 듣지 않을 것을 알아. 애절한 말들을 쏟아 내어봐야 소용없다는 것도 알지만 바보같이 또 말하지. 아량도 자비도 없는 너에게 경자야! 갈 때에는 못된 손님과 액운은 다 데리고 썩 꺼져라! 경자야! 삶이 고단하면 그럴수록 우리에게는 강력한 무기가 있어. 믿음, 소망, 사랑과 함께 희망이라고! 2020년(경자년) 12월 3..

부추계란말이와 부추겉절이

퇴근해서 나만의 방법으로 후다닥 만들어서 먹는 계란말이는 달걀 두 알이면 단백질 보충도 되고 조금씩 씻어서 밀폐용기에 담아 냉장 보관한 부추와 청양고추를 잘게 잘라서 소금을 넣어 대충 저어서 뚝딱! 겉절이도 냉장보관한 부추 양파 당근에 고추장 식초 매실액을 조금 넣고 버무려서 뚝딱! 막걸리와 먹으면 끝!!! 부추의 영양 및 효능을 알아보니 부추는 베타카로틴, 비타민 C, 비타민 E 등 항산화 기능을 가진 영양 성분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어 노화를 방지하고 피부를 맑게 한다. 특히 비타민 B군 함유량이 많은데 부추의 정유 성분인 알리신과 결합하여 비타민 B군의 흡수율을 높여 피로 해소의 효과를 가진다. 부추에 함유된 비타민 A와 비타민 C는 세포 파괴를 막아주며, 독소를 해독해주는 역할을 해 간 기능을 강..

턱걸이~3

문제는 다음날 아침입니다. 출근하려고 일어나는데 몸이 천근만근인데다 곳곳이 아파서 걷는 것도 보통일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차를 타고 앉으면 졸립고 뻐근한 상태로 일하다가 집으로 오니 운동은커녕 바로 드러눕고 싶은 거의 환자가 되어버렸지요. 갑자기 안하던 운동을 심하게 했으니 몸이 놀란 거지요.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고 했는데 의욕이 앞서서 단숨에 쇠뿔을 뽑을 듯이 요동을 쳤으니 체력도 약한데다 소질 없는 운동을 악으로 했으니 몸이 임자를 잘못만난거지요. 이로서 턱걸이 하나의 목표는 물거품이 되는가 하면서도 틈틈이 나름대로 운동을 하면서 티브이를 보는데 노익장을 과시하는 분이 턱걸이를 가볍게 하는 것을 보고 놀랍기도 하면서 다시 불굴의 의지가 타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몇 주후 홀로 약수터로 갔습니다. 맨손..

턱걸이~2

운동은 꾸준히 해야 되기도 하지만 소질도 좀 있어야하고 체력도 뒷받침이 되어야 좀 잘 한다 소리를 듣는데 저는 이도저도 아닌데다 오랜 세월을 철봉 근처에도 안 갔는데 하나도 못하는 건 당연하지요. 그렇게 위안을 삼고 얼마간 지나다가 또 약수터 근처로 가게 되었는데 여러 사람들이 기구에서 운동하는 모습이 참 남달라 보였지요. 그래서 혹시나 하고 다시 도전해 보기로 하고 철봉에 매달려서 안간힘을 썼는데도 오늘도 빵 개였습니다. 괜히 사람들이 쳐다보는 것 같아서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조용히 또 시도 또 시도… 그러나 이날도 완패당하고 돌아오는데 정말 기분이 우울해지더군요. 이제는 턱걸이 하나도 못하는 사람이 되었구나 싶은 생각에 마음이 무거워 지 더라구요. 나이가 그렇게 되었지 하고 자기최면을 하는데도 도저히..

턱걸이

턱걸이-1 턱걸이 해보셨나요? 몇 번이나 하실 수 있나요? 무슨 말인가 하실 겁니다. 턱걸이를 해본 게 아마도 몇 십여 년 전인 것 같습니다. 그때는 집 주변에 운동기구들이 있어서 시간 나는 데로 여러 가지를 하곤 했지요. 당연히 턱걸이도 한번 매달리면 거의 십 여회는 하였답니다. 그런 이후로는 못했는데 얼마 전에 산을 가기위해 약수터에서 일행을 기다리다가 마침 철봉이 보여서 모처럼 해볼 요량으로 맨손체조를 가볍게 하고 철봉에 매달려서 있는 힘을 다해 당기는데 몸은 돌덩이 마냥 무거웠고 다리는 땅에 심어놓은 듯 꼼짝을 안 합니다. 순간 당황하고 어이가 없기도 해서 일단 내려와서 숨을 가다듬고 다시 도전했지만 여전히 하나를 못했습니다. 그러기를 여러 번하다보니 체력도 바닥나고 더 이상은 무리일 것 같아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