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성귀의 글/자작 글 36

나이지리아와의 경기에서 이길려면...

나이지리아와의 경기에서 이길려면... 전 세계인의 축제인 월드컵 그리스와의 첫승에 한껏 다음경기가 기대되었다. 17일 아르헨티나와의 경기는 가라앉은 마음도 충전시킬 겸 서울광장이나 광화문 광장으로 출동해서 젊은 열기와 함께 마음껏 응원하기로 했다. 시간가는줄 모르고 사무실에서 꼼지락 거리는 중에 여기 저기서 묘한 비명소리가 들리는게 벌써 경기가 시작된 모양이다. 서둘러 밖으로 나갔다. 하루종일 짙게 내려앉았던 기분나쁜 안개는 밤이되자 시야를 더욱 흐릿하게 했다. 월드컵 열기때문인지 도로의 줄지어가던 자동차 행렬은 한산했고 서울광장으로 가는 중간마다 TV가 설치된 곳이면 옹기종기 사람들이 모여 응원한다. 내심 걸음은 빨라졌지만 진행중인 경기는 이미 두골을 허용하였고 광장의 많은 응원인파는 선수들의 움직임에..

푸성귀의 하루

푸성귀의 하루 2010년 6월 5일(토) 맑은 날입니다. 분명 초여름인데 한여름 같이 더웠지요. 집에서 멍~하게 화분만 쳐다보고 있다가 가방을 챙겼습니다. 이렇게 화창한 날 집에 그냥 있을 수는 없지요. 평소에 갈려고 생각했던 산이 기다리고 있는것 같기도하단 말이지요. 근데 이날따라 발걸음이 좀 무거웠지요. 왜냐구요? 전날 막걸리와 너무 친했거든요. ㅎㅎ 누가 볼세라 모자를 꾸~욱 눌러쓰고는 지하철을 탔습니다. 사실은 머리털나고 처음으로 세수도 안하고 나왔거든요. 씻고 꾸미고 하다가 마음이 바껴 눌러앉을까도 모르기에 무조건 도망치 듯 집을 나온겁니다. 또 피곤할때는 푹신한 이부자리와 TV의 유혹도 만만치 않잖아요. 킁~킁~ 대충 냄새를 맡아보니 차를타도 다른사람들에게 피해 줄 정도는 아니더라구요. 역시나..

도와줘요 슈퍼맨!

도와줘요 슈퍼맨! 도와줘요! 슈퍼맨~ 몸부림치며 부르고 있습니다. 대체 어디있는 거예요? 않들리나요? 귀가 먹었나요? 피곤해서 깊은잠에 빠졌나요? 아니면 우리곁을 아주 떠난건가요? 더 늦기전에 제발 좀 도와주세요. 빌께요. 그게 당신이 하는 일 이잖아요. 불가능한 상황에 불연듯 날라와서 꺼져가는 생명을 살리고 무너져가는 상황을 기쁨과 환호로 악당을 물리치는 일이라면 번개같이 나타나는 우리의 수호신! 지금은 어딨는가요? 제발 더 늦지마세요. 얼마나 더 고통스러워야 하나요. 얼마나 더 절망이어야 하나요. 얼마나 더 원망과 분노에 이를 갈아야 하나요. 어둠의 신이 더 가까이 오기전에 제발 좀 도와주세요. 일초가 급해 숨이 넘어갈 지경입니다. 서해는 우리의 삶의 터전입니다. 고요하지만 아름답고 감싸는 긴장속에서..

공짜

공 짜 썩 좋아하지는 않더라도 싫어하는 사람은 아마도 없을겁니다. 관심없는것도 공짜라는 한마디에 무조건 시선이 가거든요. 세상에 공짜가 어딨겠냐고 하지만 많이들 좋아하기에 이말이 생기지 않았을까요? "공짜라면 양잿물이라도 먹는다."는게 빈말은 아닐겁니다. 공짜는 작은 것이라도 기분좋지요. 그래서 자랑도 하고요. 대형마트나 쇼핑센터등에서 공짜! 이 한마디면 주위반응은 바로 뜨거워지는 걸 보게됩니다. 옛말에 공짜 좋아하면 대머리된다고 했는데... 설마~ ㅎㅎ 얼마전에 아이의 휴대폰을 새로 장만할려고 하이마트로 같이 갔습니다. 가격대비 제품의 품질이나 디자인도 좋고해서 사소한 것 하나를 구입하더라도 애용하는 편이거든요. 대충 쓸만한 것으로 구입 해줄려고 했는데 매장앞에 서자 아~ 이녀석이 고가의 물건을 골라잡..

동네한바퀴

동 네 한 바 퀴 12일 설을쇠러 울산으로 갔습니다. 출발할때부터 날씨가 배고픈 시어머니상을 하더니 울산에 도착하기가 무섭게 하얀눈이 펑펑 쏟아졌습니다. 몇십년을 살았던 곳이지만 이렇게 많은눈이 오는걸 본적은 거의 없었습니다. "주객이 전도되었다."고 어른 아이 할것없이 오는눈이 얼마나 반갑고 신기했던지 모처럼 보는 얼굴도 안중에 없는듯 합니다. 얼떨결에 반가운 인사를 나누며 화재는 또 눈 이야기입니다. 기온이 그다지 차가운편이 아니어서 빨리 녹아가는 눈이 못내 아쉬운지 추억을 담느라고 동네는 잔치분위기가 따로 없습니다. 참 이상하죠? 서울에서도 지겨울 정도로 보고, 미끄러지고, 지저분해서 잔소리를 했었는데 저도 덩달아서 좋아라하는 모양새라니... 혹시 강아지띠?? ㅎㅎ 13일 오전까지 줄기차게 내리는 ..

흔들어라!

흔 들 어 라 ! 가만히 있고 싶은 나무는 바람이 불면 자연스럽게 흔들립니다. 발자국의 미세한 소리는 고요한 숲속에 잠자던 동물들을 흔들어 깨워놓습니다. 작은 돌맹이 하나는 거울같던 호수전체를 흔들어 일렁이게 합니다. 얌전히 안았던 강아지는 주인을 보면 반가움에 꼬리를 흔들고요. 하늘 높이 날으는 연의 긴 꼬리는 보는이의 눈을 동심의 세계로 흔들어 놓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즐겨먹는 막걸리는 흔들어야 제격인데요. 요즘은 소주까지도 흔들라고 하데요. 심지어 어떤이는 공기밥도 그릇째잡고 사정없이 흔들더니 뚜껑을열고 먹더구만요. 무슨 칵테일도 아니고... ㅎㅎ 흔들어라! 흔들면 좋아지나 봅니다. 그러고보면 우리는 나쁠때 보다는 좋을때에 몸을 자연스럽게 흔들고 있었네요. 또 흔들림속에서 살고 있었고요. 좀 웃기지..

하늘을 보며!

하늘을 보며! 무심코 보는 하늘입니다. 날씨가 화창하면 기분좋아서 한번! 눈부신 햇살에는 한쪽눈을 지그시 감고 그냥 한번! 흐리면 비가 올려나 한번! 천둥 번개가 치면 뭘 잘못했나 놀라서 한번! 안개가 많으면 언제 개이려나 또한번! 바람이 심하게 불면 무엇이 날라 올려나 한번! 조용하면 궁금해서 또 한번! 세월이 가면서 차츰 하늘이 달리 보입니다. 계절마다 땅의 색깔이 변화하듯 하늘도 자기만의 색깔을 가지고 있는듯 합니다. 하늘은 참 요란스러울 것 같습니다. 기도와 소원의 소리들... 원망과 탄식의 울부짖는 소리들... 저마다 잘났다고 아귀다툼하는 소리들... 하늘은 구멍도 참 많이 생겼을 것 같습니다. 너도 나도 하늘을 향해 삿대질을 하니까요. 하늘은 무척이나 바쁠 것 같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시도 때..

선물

선 물 산과 들...사진찍기며 글쓰기등을 무척 좋아합니다. 하지만 시간도 없고 손으로 쓰는것도 한계가 있고 정리도 잘 않되고 그러다 보면 없어지고..... 뭐 좋은 방법이 없을까를 생각하다가 사무실 직원에게 물었지요. 그러자 블르그를 홈 페이지로 만들어서 활용하라고 합니다. 그래서 더듬거리며 시작하게 된게 벌써 9개월째입니다. 처음에 비하면 엄청나게 발전한 겁니다. 좀 시작 해볼려고 하면 일해야 되고, 외출해야되고.... 그나마 올려놓은것도 휭~ 날려버리기를 밥먹듯.... 연속된 실수지만 개인 블르그라 도움을 받을 수도 없고 밤이면 혼자서 눈이 빨개지고, 엉덩이에 땀띠나게 앉아서 모니터를 보며 연구를 거듭했지요. 이제 조금 자신감이 붙을만 하니 시간이 부족하고 몸도 마음대로 안따라 주고... 이런 저런 ..

월동(越冬)준비

월동(越冬)준비 가을 걷이가 끝나갈 즈음인 이맘때면 숨고를 틈도없이 집집마다 서둘러 월동준비를 해야했습니다. 10월의 상강(霜降 )과 11월의 소설(小雪) 중간에 있는 입동(立冬)은 겨울의 시작이지요. 살을 에이는 추위를 견뎌낼려면 겨우살이 준비를 철저히 해야합니다. 야생 짐승들도 추위가 오기전에 든든하게 배를 채워두거나 양식을 집에다 저장하려고 분주하게 오가는걸 보면 겨울은 그만큼 길고 무서웠습니다. 요즘도 해마다 겨울이 닥쳐오면 초등학교때 배웠던 개미와 베짱이가 생각납니다. 자연도 순서대로 월동준비를 하지만 여차 때를 놓치게되면 겨우내 힘들고 고달프게 지내야 했던 어린시절의 겨울모습입니다. 우선 집수리부터 합니다. 탈곡을한 볏단을 펴서 물을 뿌려가며 가지런히 정리해서 지붕용과 담장용으로 엮습니다. 추..

여유

여 유 남매가 다 얼굴을 마주볼 수 있는날은 명절, 생일, 추도식... 한해에 그중 한두번이 고작입니다. 계획을 세워 기록도하고, 계산도 미리해 두지만 막상 닥치면 상황이 생각대로 되지않을때가 태반입니다. 그리 복잡하거나 어려운것도 없는데 매년 공교롭게도 이빠진 톱니모양 그렇게 되어버리네요. 여유가 없어서 그런것인줄 알면서도 마음 한구석이 늘 개운치가 않습니다. 여유란게 물질적, 공간적, 시간적인 것으로부터 좀 자유로워야 하는데 많지않은 오남매에게 그 여유의 세가지가 한번도 족해본적이 없었던것 같습니다. 젊은시절엔 물질적인 여유가 없었고 늘어나는 가족수에 차차 공간적인 여유도 갈수록 부족하고 조금만 더하면 됐다싶으면 시간이없고 시간이 있으면 불상사가 생기고... 쫓기듯 지나온날들에 잔주름의 골이 조금씩 ..